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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개꽃
반지

: 보석을 감싸안은 난집을 기억하시나요?

By Eeyore

J의 반지는 특이하다. 손가락을 집어넣는 구조는 여느 반지와 다를 것 없지만 난집에 보석이 빠진 것이 그랬다. 종종 반지에 알맹이가 없다며 말을 건네는 사람들도 ‘원래 그런 거야.’ 라는 J의 말에 웃어 넘어가곤 했다.

“보석이 빠져도 끼고 다니는 걸 보니 소중한 반진가봐요?”
“원래 아무것도 없었어요.”
“왜요?”

언젠가 한번 J에게 물은 적이 있다. 왜 텅 빈 반지를 끼고 다니냐고.
‘안개꽃 같아서요.’ J는 이렇게 말했다.

꽃다발을 사면 화려한 생화 곁에 하얀 안개꽃을 엮어준다. 그 자리에서 수수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안개꽃이 꼭 난집 같았다는 것이다. 보석을 빛내기 위해 태어난 난집이라도, 장미를 받들기 위해 길러진 안개꽃이라도 주인공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J의 말이었다.

“저는 이걸로도 충분하다 생각해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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